헤겔의 문화-역사 발전과 악의 관계
Hegel's relation between the development of culture-history and Evil
이정은
초록
이 글은 헤겔 역사철학 안에서 역사 발전과 그 원동력이 선악 문제와 어떤 관련을 지니는지를 연구하는 데 목적이 있다. 헤겔은 세계사는 이성 자체의 전개이며, 역사 이성에 의한 발전 법칙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데 역사가 이성의 전개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사에는 역사의 궤도를 바꿔놓을 만큼 치명적인 악한 현상이 끊임없이 발생한다. 그래서 이성의 전개가 아니라 비이성의 전개, 더 나아가 악이 심화되는 구조라고 할 만한 여지가 있다. 이러한 발상의 선행 근거로서 이미 칸트가 역사 발전은 자연의 계획에 의해서 전개되지만, 그 원동력은 반사회적 사회성이며 종교철학의 관점에서는 인간성소질에서 나타나는 문화적 악덕이라고 한다. 역사 발전의 원동력이 악덕과 악의 심화가 된다. 칸트에게 역사 발전은 사회화, 문화화 과정인데, 문화화는 도덕화와 동일시된다. 문화화가 가능하려면 반사회적 사회성과 국가 간 전쟁이 가속화되어야 하며, 그래서 악의 심화가 도덕화, 사회화를 야기하게 된다. 헤겔의 주장에도 칸트의 반사회적 사회성, 문화적 악덕과 연결할만한 측면이 나타난다. 그에게 역사는 이성의 전개이지만, 역사의 원동력은 세계사적 개인으로서 역사적 영웅의 정열이다. 역사 이성은 간교한 꾀에 의해 영웅의 정열을 이용한다. 정열에 사로잡힌 인간은 도덕적 존재가 아니며, 경솔하고 파괴적이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전쟁도 불사한다. 역사의 원동력과 악을 연결할만한 계기를 헤겔도 지니고 있다. 게다가 헤겔은 선악의 분리 불가능성과 역사와 선악간의 내적 필연성을 주장할 만한 근거들을 드러내고 있다. 그 관계는 삼위일체론과 선악과 해석에 대한 헤겔의 독특한 관점과 긴밀하게 연관된다. 그래서 헤겔의 선악 개념 연구를 토대로 하여 문화-역사 발전과 악이 어떤 관련을 지니는지, 이성과 선악 문제는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