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송에 있어 송하인의 위험물 선적에 따른 책임 - The Aconcagua 사건을 중심으로 -
A Shipper’s Liability Arising out of Shipment of Dangerous Cargo in the Carriage by Sea
김찬영
초록
The Aconcagua호 사건은 영국 법원이 위험물 선적과 관련하여 헤이그 규칙 제4조 제6항상 송하인의 책임을 다양한 관점에서 검토하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우선 영국 법원은 보통법의 전통에 따라 송하인의 책임을 엄격책임으로 보고 더 나아가, 송하인의 엄격책임을 결정함에 있어 ‘신중한 운송인’의 기준을 도입하였다. 신중한 운송인이란 같은 종류의 위험물을 선적하는 통상의 경험과 기술을 가진 운송인을 말하는바, 신중한 운송인으로서 운송인은 위험물의 알려지지 않은 특성을 알아야 필요가 없다. 따라서 송하인은 위험물의 고지와 관련하여 과실 유무를 불문하고 당해 위험물의 선적으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 엄격책임을 부담한다. 또한, 영국 법원은 송하인의 엄격책임과 운송인의 감항능력주의의무 간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즉, 감항능력주의의무는 운송인이 부담하는 최우선의 의무라는 전제 하에 영국 법원은 송하인이 운송인의 감항능력주의의무 위반을 증명하면 운송인은 여하한 경우에도 송하인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감항능력주의의무는 발항 당시 요구되는 것이므로 당해 사안에서 영국 법원은 운송인이 당해 위험물을 연료유 저장 탱크 근처로 적재하고 이후 항해 중 연료유 저장 탱크를 가열한 것은 감항능력주의의무 위반을 구성하지 아니한다고 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 법원은 연료유 저장 탱크의 가열은 운송물에 관한 주의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영국 법원은 운송인의 이러한 행위는 헤이그 규칙 제4조 제2항 a호상의 면책과실에 해당한다고 보았고 그 결과 운송인에게 헤이그 규칙 제4조 제6항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을 허용하였다. 한편, 영국법과 달리 우리 법 하에서 송하인은 위험물 선적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과실책임을 진다. 즉, 운송인이 위험물의 알려지지 않은 성질의 존재를 증명하더라도 송하인이 위험물의 알려지지 않은 성질의 존재와 관련하여 과실 없음을 증명하면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법 하에서 운송인은 영국법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있다. 본 논문은 영국법상 헤이그 규칙 제4조 제6항의 해석 원칙을 고려하면서 궁극적으로 송하인과 운송인의 이해관계를 조정하여 송하인이 부담하는 책임을 합리적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제시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