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O 특약과 船上渡 - 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4다2137 판결의 평석 -
An Analysis of the Korean Supreme Court's Judgment of 15 October 2004, Case No. 2004Da4444 on Delivery of Cargo Unloaded by FIO Terms without Collection of Original Bill of Lading
문광명
초록
국제해상운송에서 관행적으로 사용하는 FIO특약이 헤이그/비스비규칙 또는 상법상의 ‘운송인의 책임감경금지’의 원칙에 위반되어 무효인지 여부가 국제적인 법률상 쟁점으로 부각되어 왔다. 이 쟁점은 하역업자의 운송인에 대한 관계 및 운송인의 운송물인도의무와도 관련이 있다. 최근 대법원은 해상운송계약이 FO(Free Out) 조건으로 체결된 것이라면 운송물을 하역하는 것은 운송인의 의무가 아니라 수하인의 의무라는 입장을 취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대법원은, 만약 수하인이 스스로의 비용으로 하역업자를 고용한 다음 운송물을 수령하여 양륙하는 방식(이른바 ‘선상도’)에 따라 인도하기로 약정한 경우에는 수하인의 의뢰를 받은 하역업자가 운송물을 수령하는 때에 그 인도의무의 이행을 다하는 것이 된다고 하였다. 이러한 입장에서 대법원은 운송인이 선하증권을 상환받을 때까지 운송물의 양륙작업을 거절하지 아니하고 실수입업자의 의뢰를 받은 하역업자로 하여금 양하작업을 하도록 하여 운송물을 인도하였다면 이로써 선하증권의 정당한 소지인에 대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였다. 영국법원은 해상운송에서 특정 서비스의 범위는 헤이그/비스비규칙의 해석상으로도 계약자유의 영역에 속하므로 FIO특약이 유효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고, 미국연방대법원의 판례는 없으나 다수의 미국연방항소법원은 선적, 적부, 하역 등의 의무는 운송인의 위임불가능한 의무로서 FIO특약은 무효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본 대상판결에서 대법원은 이와 같이 논란이 되고 있는 FIO특약의 내용 및 효력에 관한 명시적인 판단 없이 FIO특약의 유효를 전제로 하여 FO조건에 따라 실수입자측이 하역작업을 개시한 때에 화물의 인도가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하였다. 본 대법원판결은 몇가지 법적 쟁점에 관하여 논의가 부족한 아쉬움이 있으나 운송물의 인도시점에 관한 구체적인 사안의 결론은 타당한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