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자기인식의 가능성과 그 양태에 관한 연구 — 플로티누스의 사례를 중심으로
A Study on the possibility and mode of self-cognition of the human according to Plotinus
이상섭
초록
만일 인간이 자기 자신을 인식할 수 없다면,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모토는 어떠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 이러한 문제와 관련해서 이 글은 플로티누스의 텍스트에 나타난 인간의 자기인식의 가능성과 양태를 살펴보려는 목적을 갖는다. 이를 위해서 먼저 정신의 자기인식을 살펴봄으로써 엄밀한 의미에서의 자기인식의 가능성의 조건들과 양태를 분석한 후에, 그 조건들에 비추어 인간의 자기인식의 가능성과 그것의 가능한 양태에 대해서 숙고하고 있다. 플로티누스에 따르면 엄밀한 의미에서 자기인식은 ‘전체로서의 자기’가 ‘전체로서의 자기’를 인식하는 한에서만 주장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체의 한 부분이 다른 부분을 인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자기인식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배제된다. 따라서 엄밀한 의미에서 자기인식은 오직 인식주체와 대상, 그리고 작용이 구분되면서도 동일한 존재자인 정신에게만 속할 수 있는 작용이다. 반면 인간에게는 엄격한 의미에서 자기인식이 속할 수 없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을 인식하는 정신과는 달리 ‘우리’ 자신인 추론적 이성은 외적인 것을 인식하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론적 이성은 자기의 근거인 정신을 통해서 자기 자신이 정신으로부터 파생된 존재자임을 인식하며, 더 나아가 스스로 자기 자신의 근거인 정신이 됨으로써 그 안에서 ‘참된 자기’ 자신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인식하기 위해서 완전히 다른 존재자, 즉 자신의 근거인 정신이 되어야만 한다. 그러나 이제 영혼이 자기 인식을 통해서 알게 되는 참된 자기는 더 이상 “자기”가 아니라, “자기의 밖”에 있고, 자기를 “초월한 것”이 된다. “참된 자기”는 “자기”가 지양될 때에야, 즉 더 이상 “자기”가 아닐 때 도달할 수 있다는 자기인식의 역설적인 상황에서 플로티누스가 이해하는 인간의 자기인식의 양태가 분명하게 드러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