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화 된 이성과 사유하는 몸 - 헤겔(G. W. F. Hegel) 사변철학에 대한 포이어바흐(L. Feuerbach)의 비판과 그의 ‘감성적 유물론’을 중심으로-
Somatized Consciousness and Reasoning Body - Focusing on L. Feuerbach’s Criticism on G. W. F. Hegel’s Speculative Philosophy and His ‘Sensualistic Materialism’ -
김현
초록
이 글은 다음과 같은 논의를 담고 있다. 첫째, 1839년 출간된 포이어바흐의 「헤겔철학 비판을 위하여」를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아, 그의 여러 텍스트들에서 다뤄지고 있는 헤겔 사변철학에 대한 비판을 소개한다. 헤겔의 『정신현상학』(Phänomenologie des Geistes)과 『논리학』(Wissenschaft der Logik)이 포이어바흐의 헤겔 비판을 위한 주요 텍스트로 설정되며, 특히 사유와 존재의 동일성을 철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자리 잡은 『정신현상학』의 ‘감성적 확신’의 장과 『논리학』의 단초 즉 시원의 개념이 비판적으로 검토된다. 포이어바흐는 헤겔 철학에서 사유와 존재의 동일성이 단지 ‘사유 내에서의 사유와 존재의 동일성’을 입증한 것일 뿐임을 주장한다. 추상적인 존재와 구체적이고 감각적인 존재는 구별되어야 하며, 사유, 이성, 정신으로부터 감각적이고 물질적이며 구체적인 제 존재자를 도출할 수 없다는 것이 헤겔에 대한 포이어바흐 비판의 핵심 테제다(2). 이상의 논의를 전제로 하여 이 글의 3장은 감성과 이성에 대한 포이어바흐의 새로운 접근법이 제시된다. 포이어바흐는 기계적 유물론자들이 그런 것처럼, 인간을 거대한 자연법칙의 부품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인간 주체의 정신적 활동성을 우위에 두면서 자연을 맹목적으로 폄하하고, 자연을 개념화된 자연, 이념의 타자에 결박함으로써 자연의 구체를 증발시켜버린 사변철학에 동조하지도 않는다. 그에 의하면 자연은 처음부터 이성이고, 이성은 처음부터 자연이다. 이 양자의 통일을 가장 명확하게 적시하는 것이 바로 몸이다. 따라서 포이어바흐의 철학에서 몸은 사유와 존재, 정신과 물질, 주관과 객관, 인간과 자연의 동근원성을 입증하는 대표성을 갖는다. 감각하는 이성으로서 몸에 대한 포이어바흐의 논의를 분석․소개하는 것이 3장의 주요 내용이다(3). 이 글의 4장은 포이어바흐가 기획한 감성의 공동체를 ‘유적존재’(Gattungswesen) 및 ‘새로운 철학’과 같은 주요 개념들과 관련지어 고찰한다. 감성적 유물론에 대한 일련의 평가들이 공유하고 있는 것처럼 포이어바흐는 인간의 현존을 사회․경제적 구조 연관의 총체로 파악하지도 못했고, 나와 타자의 변증법적 운동으로부터 어떻게 상호인정에 근거한 인륜적 국가에 이르게 되는가를 체계적으로 서술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이 글은 포이어바흐가 나와 너를 매개하는 사랑과 우정의 감정을 인간적 연대의 뿌리로 발굴함으로써 인간의 제 감정을 공동체 구성의 철학적 토대이자 원리로 규정한다는 점에 주목하려 한다. 그의 철학에서 사랑과 우정이라는 인간의 감정은 이 새로운 유토피아의 중핵으로 자리 잡는다. 포이어바흐의 감성적 유물론 및 그의 공동체적 기획이 오늘날 어떤 이론적․실천적 현재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검토하는 것이 4장의 내용이다(4). 끝으로 포이어바흐의 감성적 유물론의 의의를 간략히 정리한다(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