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역사 SF의 젠더 정치학 ― 복거일 소설 『비명을 찾아서』의 비판적 독해
Gender Politics in Alternative History Science Fiction: Critical Reading of Bok Geo-il’s novel "Searching for the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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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는 대체 역사 SF소설로, 1980년대 후반 한국소설의 중요한 문학적 결실 가운데 하나다. 이 소설에 관한 기존 연구들은 낯선 형식에 대한 해명을 연구의 주요한 과제로 삼다보니, 정작 식민주의의 탐구와 그 해결이라는 소설의 핵심 주제 의식은 피상적으로 다루게 된 한계가 있었다. 이 논문은 이 소설을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트랜스리얼리즘 문학으로 규정하고, 탈식민주의와 여성주의 담론을결합한 비판적 해석을 제출한다. 대체 역사의 환상적 상상력이나 메타픽션 및 지적 담론의 포스트모던적 배치 등의 형식적 측면은 우리 사회의 모순을 집약하고 있는 ‘식민성’ 에 대한 사유를 촉발하고 탈식민의 가능성을 타진해보기 위한 것이다. 주인공 기노시다 히데요가 남성 주체로서 사랑의 욕망과 사회적·예술적욕망, 역사적 욕망을 성취하기 위하여 고민하는 과정은 ‘남성성(masculinity)’ 의 문제와 긴밀하게 연동되어 있다. 소설의 첫 부분에서, 주인공은 ‘거울’에 몸을 비춰보며 자기 성찰과 향후 욕망과 갈등을 예고한다. 또한 면도가 의미하듯 남성성의 확인과 제거의 의식을 치룬다. 남성 시인으로서 그가 시적 영감을 얻는 대상 역시도 여성이다. 그러나 이후에는남성성 상실과 결부된 예술적, 사회적 욕망과 사랑의 좌절을 경험하게된다. 이는 제국의 지배를 받는 식민지 조선인으로서의 그의 민족적 존재위치와 같다. 먼저 시인으로서의 주변의식과 비애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그는 조선인 출신 회사원으로서 승진에서 탈락하는 좌절을 경험한다. 사랑의 욕망 내지 섹슈얼리티는 매우 일상적으로 그를 자극하여 성찰하게 한다. 제국과 식민의 성적 표상이 남성과 여성으로 나타나듯이, 일본여성 도끼에를 향한 그의 사랑도 좌절된다. 그는 아내와 딸을 성적으로농락한 일본인 장교를 살해하여, 민족성을 회복하고 위축되었던 그의 남성성을 회복한다. 박영세가 된 기노시다의 상해 망명정부로의 여행은 근대 한국의 건국신화와 다르지 않다. 내면화된 식민주의적 근대성은 전체주의와 연결되어 남성성의 발현을 최선의 가치로 여기고 여성을 끊임없이 타자화한다. 상실된 민족성이 여성으로 표상되고 근대적 국가 건립이 남성성의 강화로 나타난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근대성의 욕망과 한계에 갇힌 자이다. 한편, 여성 하위주체의 존재에 대해서도 반식민주의를 넘어서 탈식민주의적 상상력으로 접근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소설에서 여성들은 남성주인공의 욕망의 대상이며 시적 영감의 원천이고, 식민지 조국의 은유로나타난다. 그녀들의 몸과 섹슈얼리티는 식민지배 담론과 민족 담론 사이에서 희생된다. 이러한 한계는 선구적 이색적인 형식에 비해 작가 의식과이념이 진취적이지 않기에 발생한다. 제국과 식민, 남성과 여성, 중심과주변이라는 근대적 이분법에 갇혀서 중심의 자리만을 욕망한다면 기존중심의 폭력과 억압을 반성하지 못하는 부정적 결과를 낳게 된다.
Abstract
Bok Geo-il's Searching for the Epitaph is an alternative history science fiction, one of the important achievements in Korean literatuer in the late 1980s. ealier studies on this novel have focused on elucidating the unfamiliar form. For that reason, these studies have had limitations that colonialism, the central theme of the novel was superficially treated. This paper defines this novel as transrealism literature that transcends the boundaries of reality and fantasy, and presents a critical interpretation that combines postcolonialism a feminist discourse. In this novel, the formal aspects of the fantastic imagination of alternative history, the postmodern arrangement of metafiction and intellectual discourse are to stimulate the contemplation for the coloniality that is piling up contradictions in our society and to explore the possibility of postcolonialism. the main character, Kinoshita Hideyo's struggle to satisfy love desires, social desires, artistic desires, and historical desires is closely related to the problem of masculinity. Japanese women are also the objects that inspire poetic inspiration to him. However, later on, he experiences the frustration of artistic and social desires and love by loss of masculinity. It is similar to his position as a Korean dominated by Japanese empire the position of his national existence as a colonial Korean who is under empire control. Just as empires and colonies are represented as gender relationship, his love for Japanese female Tokie is also frustrated. He He restores his shrunken ethnicity and masculity by murdering a Japanese officer who harassed his wife and daughter. His trip to a provisional government in Shanghi can be seen as a founding myth of modern Korea. Internalized colonial modernity regards the manifestation of masculinity as the best value in connection with totalitarianism and constantly treats women as other. The lost nationality is represented as a woman, and the establishment of a modern nation appears as reinforcement of masculinity. In this sense, the main character is trapped in the desires and limitations of modernity. The existence of a female subaltern can also be seen from a postcolonial standpoint. In this novel, women are the objects of the male character's desire, the source of poetic inspiration, and the metaphor of the colonized country. Their bodies and sexuality are sacrificed between colonial and national discou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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