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대사슬과 호텐토트: 칸트의 학적 인종주의에 대해
The Ggreat Chain of Being and the Hottentot: On Kant’s Scientific Racism
오지호
초록
‘호텐토트’는 서유럽 세계가 남아프리카의 케이프 지역을 식민화하면서 그 지역의 원주민이었던 ‘코이코이’족을 부르기 위해 만든 이름이다. ‘호텐토트’는 처음에는 인종주의적인 함축 없이 사용되었지만, 서유럽 세계가 남아프리카 지역을 경제적이고 정치적으로 종속화함에 따라 18세기 말이 되면 야만인을 가리키는 대표적인 기표가 된다. 이 논문은 칸트가 『보편적 자연사와 천체론(1755)』에서 호텐토트를 언급하는 대목을 중심으로 칸트의 학적 인종주의의 문제를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이 논문은 호텐토트에 대한 칸트의 언급이 인종이라는 허구적 개념이 발명되고 인종주의라는 차별적 관점이 정상화 혹은 규범화되는 18세기 유럽의 이념적 운동에 어떻게 개입되어 있는지를 다루며, 칸트는 단지 호텐토트에 대한 여행가들의 악의적 기록을 옮겨적은 시대의 아들로만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인종주의를 학적으로 정당화함으로써 인종주의의 근대적 형성에 공헌을 한 이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논문은 더 나아가 타자를 열등한 자로 만듦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은 보편적인 타자 경험의 방식일 수 없고 18세기 유럽의 식민주의적 타자 경험에 특수한 것으로 지역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