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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위고 작품에 나타난 사진 이미지 고찰

L’image photographique chez Victor Hu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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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빅토르 위고의 삶과 창작활동에서 사진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본인이 직접 사진을 찍은 적은 거의 없지만 당시 새롭게 등장한 사진 예술에 대한 그의 열정은 남다르다. 사진은 때로는 실제 현상된 시각 이미지로 때로는 그의 문학작품의 소재로 등장한다. 본 연구에서는 빅토르 위고의 문학과 사진 작품에서 사진 이미지를 죽음과 신의 계시를 받은 사자(messagère)라는 두 가지 주제로 심화시키고자 한다. 빅토르 위고는 나폴레옹 3세의 정변 이후 저지(Jersey)라 불리는 영국 섬에서 유배생활을 한다. 유배지는 지하묘지나 관(cercueil)등 죽음의 이미지로 위고를 짓누른다. 위고에게 이 섬은 프랑스에서 추방당한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것이다. 고국을 떠나 생매장 당한 듯 망명지에서의 하루하루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든다. 떠도는 망령처럼 현실에서 존재감이 없는 시인은 사진 예술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존재감을 되찾으려 한다. 필연적으로 그의 시와 사진 이미지에서 질곡과 고통으로 얼룩진 문학가의 번뇌가 엿보인다. 그의 문학 작품에는 자유에 대한 열망과 제국체제에 대한 반항적 심경이 묻어난다. 사진 이미지 또한 살아있지만 죽은 것 같은 망명자의 시적인 의도가 엿보인다. 가령 저지에서 찍은 우울한 자화사진은 전제정치에 저항하는 위고의 정치적 면모를 우회적으로 상기시킨다. 결국 작가는 말과 사진 이미지에 대한 열정으로 고국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으려는 것이다. 이 시기에 완성된 Contemplations은 위고의 가족, 망명 생활, 섬의 모습이 담긴 시각적인 기록물이자 이미지로 쓴 시라고 할 수 있다. 위고의 창작 세계에서 사진과 글은 상호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다. 한편 위고에게 사진 이미지는 민중이 빼앗긴 자유의 원천이자 신에게서 부여받은 창조의 원동력이다. 여기서 위고의 창작활동에서 간과할 수 없는 철학적 개념인 숭고(sublime)사상을 엿볼 수 있다. 위고의 유배생활은 죽음의 고통에 비견할 만한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인간적 고뇌를 승화하여 전대미문의 심오한 작품들을 낳는다. 현실세계로부터 도피한 위고에게 유배와 시적 천재성의 결합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빛, 즉 천상으로부터 받은 영감을 통해 잉태된 그의 시와 사진에는 성스러운 기운마저 감돈다. 위고의 사진 이미지와 시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신비로운 표상(signe)이 꿈틀거린다. 위고에게 사진은 심령술(spiritisme)처럼 절대자와 직접 교류하는 방편이자 천상과 지상을 잇는 매개이다. 인간의 개입 없이 자동적으로 생성된 이미지가 사진이기 때문이다. 우연한 것에서 의미를 드러내는 사진 이미지에서 부활의 계시가 감지된다. 결국 위고는 사진 이미지를 통해 인간을 신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철학적, 종교적 이상을 구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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