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콜라철학의 일의성 이론의 두 버전- 둔스 스코투스와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일의성이론을 중심으로 -
Two versions of the theory of univocity in the scholasticism
이상섭
초록
존재하는 것들의 다양성과 다수성에서 통일성을, 혹은 역으로 존재라는 언표의 통일성 속에서 차이와 다수성을 발견하고 정식화하는 것은 서양 존재론 혹은 형이상학의 오래된 그리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문제이다. 철학사에서 이러한 노력은 유비, 일의성 및 다의성이라는 핵심개념들을 낳게 되었다. 이중에서 스코투스의 “일의성” 개념은 들뢰즈에 의해 새로이 현대철학의 조명을 받고 있다. 이 논문은 스코투스의 일의성이론과 철학사가들에 의해 소홀히 취급되거나 전혀 다뤄지지 않고 있는 에크하르트의 일의성 이론을 비교하려는 목적을 갖는다. 스코투스는 유비이론이 신에 대한 자연적 인식을 불가능하게 만들며 일의적 존재자 개념만이 신 인식을 가능하게 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주장은 실재의 차원에서 신과 피조물의 공통성에 토대를 둔 것이 아니라 존재의 ‘개념’에 바탕을 두고 있다. 즉, 스코투스는 일의성이론을 통해서 신과 피조물의 차이를 사상하려는 것이 아니라 신과 피조물을 공통 관점에서 사유할 수 있는 개념적 바탕을 찾고자 한다. 한편 에크하르트의 일의성 이론은 개념적 차원이 아니라 실재적 차원에서의 신과 피조물의 일의적 인과관계 및 단일성에 관한 이론이다. 그의 관심사는 신에 대한 사유가능 조건이나 사유에 접근하기 위한 개념의 마련과 같은 것이 아니라 신과 피조물의 실재적 일치에 바탕 한 자기인식 및 그 인식에 따르는 실천에 있다. 다른 한편 이상의 고찰은 스코투스와 에크하르트의 일의성 이론이 각각 비판하고 있는 유비이론 역시 인식론적으로 또는 언어철학적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존재론의 문제로 이해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