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의 욕망 개념
Hegels Begriff des Beduerfnisses
남기호
초록
이 글은 욕구와 욕망에 대한 헤겔의 이해를 그의 첫 『예나 체계기획들』과 『법철학 개요』를 통해 살펴본다. 이를 통해 헤겔의 욕망 개념은 이성에 대립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성의 보편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 자연적인 것으로만 보이는 동물의 욕구는 이미 감각의 관념적 관계를 포함하고 있다. 이 관념적 관계는 그러나 동물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존립하지 못하고 유기적 개체화를 원리로 하는 동물의 실재적 과정에 의해 지배된다. 자체가 정신적 개체인 인간의 욕구는 욕구의 관념적 관계가 의식적으로 존속하는 욕망이다. 인간의 의식적 욕구에서 욕구와 그 대상 간의 실재적 지양 관계에는 이미 관념적으로 지양된 것들로서의 그것들의 관념적 관계가 선행하며 오히려 그 실재적 관계를 지배할 수 있다. 욕구의 관념적 관계는 자체가 이미 욕구와 욕구 대상의 관념적 통일이며, 이 통일을 객관적 보편으로 실존하게 하는 것이 바로 인간의 노동이다. 언제나 개별적 구체 노동으로만 실행되는 노동은 도구에서 지속적 실존을 지니는 객관적 보편으로 사물화된다. 그러나 인간은 자신의 모든 특수 욕망들에 해당하는 노동을 수행할 수 없기에 사회 속에서 특정 욕망을 하나의 보편으로 분리해내고 이에 해당하는 추상 노동에 종사한다. 욕망과 노동의 이러한 분리로 인해 시민사회에는 여러 불평등과 갈등이 발생한다. 시민사회의 문제들의 근원은 특수 욕망들을 지닌 구성원의 개별성이 추상 욕망과 추상 노동의 보편적 사회 활동 속에서도 궁극적으로 지양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헤겔이 법철학에서 구상하는 여러 제도들은 시민사회 구성원이 스스로 주체가 되는 특수 욕망의 도야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도야된 욕망은 사회적 보편성을 지닌 이성적 욕망이자 인륜적으로 충족되는 공동체적 욕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