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국경적 특허발명의 실시와 특허권 침해
Patent infringement by cross-border activities
김동준
초록
특허권의 속지주의 원칙에 따르면 특허권은 등록된 국가의 영역 내에서만 그 효력이 미치게 된다. 하지만 글로벌화‧네트워크화에 의해 특허발명의 실시가 국경을 넘어 국제적인 양상을 띠고 있어 특허발명을 실시하고 있는 장소인 국가는 어디가 될 것인지(서버의 소재지인지, 서비스를 받는 단말소재지인지, 아니면 서비스 제공자 소재지인지) 문제된다. 우선 (i) 발명을 구성하는 물건이나 공정의 전부가 물리적으로 국내에 존재하지 않으면 침해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하는 해석이 속지주의 원칙으로부터 논리필연적으로 도출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 (ii) 특허권의 속지주의 원칙이 채용되어 있는 국가에서도 시스템이나 방법의 일부가 해외에 존재 혹은 해외에서 행해진 경우에도 특허권의 침해를 인정한 재판례가 존재한다는 점 및 (iii) 디지털‧네트워크 기술환경에서 빈발하고 있는 초국경적 특허발명의 실시에 대응할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속지주의 완화의 가능성과 필요성은 인정된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실시지의 유연한 해석과 관련하여 구체적 해석방법 중에는 결국 기존 특허법 체계와 친화성이 있는 ‘주된 행위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인데, 구체적 판단 기준 마련은 입법에 의한 해결보다는 결국 판례의 축적에 의해 기준이 마련됨으로써 대응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주된 행위지를 검토함에 있어서는 (i) 실시행위에 대한 주된 의사판단 주체의 물리적 소재지, (ii) 실시행위에 의해 실현되는 특허발명의 기술적 효과의 주된 발현지‧귀속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고, 이러한 기준은 미국 판례에서 제시된 ‘관리와 유익한 사용(control and beneficial use)’이라는 기준과도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와 같은 판단기준은 발명의 카테고리에 관계없이 시스템 발명이든 방법 발명이든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네트워크 관련 발명의 경우 시스템(물건)의 생산‧판매를 중심으로 경제적 이익을 향수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시스템의 ‘사용’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며, 네트워크 관련 발명의 경우 ‘방법’ 발명으로 청구되는 경우도 상당하다. 따라서 네트워크 관련 발명의 경우 실시행위 중 ‘사용’ 태양에 대한 검토가 중요해지는데, ‘사용’ 행위를 형식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특허법의 취지에 맞게 규범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해석론으로 대응하는 것을 기본방향으로 하되, 해석론에 의한 대응에 한계가 있을 경우 네트워크 관련 발명 특유의 실시 태양을 실시 규정에 포함하는 방안도 향후 추가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복수주체가 관여하는 초국경적 실시’의 경우 기본적으로 속지주의 문제와 복수주체 문제 모두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고, 결국 복수주체의 실시 전체에 대한 규범적 평가 결과 그 실시가 ‘국내 실시’로 인정될 것인지, 그리고 복수주체 중 누구에게 침해책임이 인정되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검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