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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 시에 나타난 ‘바다’의 의미 변화

A Study on Changes in the Meaning of Sea in Poems of Seo Jeong-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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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한국어와문학

초록

서정주가 23세에 쓴 「자화상」에는 ‘바다에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 외할아버지’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이 외할아버지는 바다로 나가서 돌아오지 못하고 죽은 비운의 인물이 아니라 ‘바다에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 길을 스스로 선택한 모험의 주인공 같은 의미를 지닌다. 그 외할아버지를 닮아 ‘숱 많은 머리털’과 ‘커다란 눈’을 가진 화자 역시 어떤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을 갖게 한다. 24세에 발표한 또 다른 시에서는, 불타는 사막과 같은 세상에서 벗어나 영원한 열락의 공간인 바다에 도달할 것을 염원한다. 서정주의 초기시에서 바다는 너저분한 현실세계를 넘어 있는 어떤 절대의 공간, 영원한 열락의 표상으로 나타난다. 바다의 절대적 심상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낸 작품은 「바다」다. 이 시에서 화자는 현실의 괴로운 굴레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탈출해 가라고 권유한다. 동서남북 어디건 열정과 고뇌가 담긴 무수한 새로운 세계가 펼쳐져 있으니 현실을 버리고 미지의 세계로 탈출하라고 힘차게 외친다. 26세 무렵에 쓴 「행진곡」에는 조금 다른 양상의 바다가 나타난다. 여기서 바다는 새로운 세계로 나를 이끌어가는 수평의 공간이 아니라 “멀리 서 있는” 수직의 공간으로 나타난다. 멀리 서 있는 바다는 비속한 현실을 다른 세계와 격리하는 단절의 기표 같다. 그 수직의 바다를 난타하고 떨어지는 처절한 종소리를 화자가 듣는다. 이러한 수직의 바다 표상은 「추천사」에 변형되어 나타난다. 이 시의 첫 연에는 수평으로 작용하는 힘의 움직임이 나타난다. 3연에 오면 수평의 움직임이 수직의 움직임으로 바뀐다. 5연에서는 수직으로 상승하는 것을 기원하는 형식으로 마무리된다. 수직 상승은 현실의 위로 솟아올라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일이다. 이것은 현실의 난관을 넘어서는 일이며 ‘벼락’과 ‘해일’의 시련을 거쳐 절대의 세계로 나아가는 일이다. 이러한 절대 추구의 결의가 「꽃밭의 독백」에 나타나 있다. 이러한 결의의 표명은 그의 시에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마흔을 넘기면서 그는 달관의 자세를 내세우며 그것을 자신의 체질로 내면화하는 방향으로 시를 써 갔다. 세월이 흘러 육십의 나이에 이르렀을 때 그가 쓴 「격포우중」에는 그가 젊은 시절 보여주었던 바다를 통한 절대 추구의 자세가 다시 나타난다. 그는 이 절대의 경지가 처절한 수련의 과정을 거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것은 젊은 시절 바다를 통해 추구했던 절대 지향에 대한 동경이 그의 내면에 남아 있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Abstract

In “Jawhasang(Portrait)” written by Seo Jeong-ju when he was 23 years old, he mentions a maternal grandfather, who “never comes back from the sea.” The grandfather means an adventurous character who chooses “not to come back from the sea,” not a misfortunate person who died in the sea and never came back from the sea. The speaker having “thick hair” and ‘big eyes’ like the maternal grandfather makes us to have a hunch that he would also never come back from a new world. In another poem published when he was 24, the poet aspires to reach the sea as a space of everlasting joy, escaping from this world like a burning desert. Sea in his early works represents an absolute space or a symbol of eternal joy that exists beyond filthy reality. The absolute image of sea reaches to the climax in "Bada(Sea)", where the speaker calls us to break painful bondage of reality and escape to a new world. He urges us to escape to an unknown world from reality, as there are a number of new worlds filled with passion and agony wherever we go. In "Haengjingok(March)" written when he was around 26, we encounter a bit different sea. In the poem, sea is not a horizontal space leading me to a new world, but a “remote” vertical space. The remote sea represents a sign of separation that isolates vulgar reality from other worlds. The speakers hears painful bell sound hitting the vertical sea. Such a symbol of vertical sea appears in a different form in "Chucheonsa(A Poem about Swing)". The first verse of this poem sings about the movement of a vertical force. In verse 3, the vertical movement turns to a vertical one. Verse 5 ends with a wish for vertical rise, which is a movement moving toward the opposite direction of gravity, soaring above reality. This is to go beyond obstacles of reality and reach the absolute world, going through sufferings of ‘lightning’ and ‘tsunami.’ This firm resolution to pursue the absolute world is apparent in "Monolog in Flower Bed". This resolution does not appear any more. Since he became 40, he took a philosophical view of life and wrote poems, internalizing it deep down in his heart. In "Gyeokpowoojung(It Rains in Gyeokpo)" written at the age of 60, his pursuit for the absolute world represented by sea which is apparent in his early works reappears. He suggests that this absolute state can be achieved through painful self-control. This reflects that his nostalgia for the absolute world as apparent via sea in his early works still remains in his 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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