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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 동양화에서의 그림과 문자의 관계 - 문자추상과 제발의 패러디를 중심으로 -

Relations between Pictures and Characters in Contemporary Oriental Painting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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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한국어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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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한국현대동양화 작업 중 전통동양화의 문자, 제발을 대상으로 이를 계승, 해체하고 있는 작업을 분석대상으로 삼아 고찰한 것이다. 원래 동양화는 문인들이 창작주체가 되어 문인으로서의 가치관과 이념을 표상하는 그림이었다. 문인은 세계의 본질을 직관하고자 했고 그것을 시⋅서⋅화로 표현하였다. 전통사회의 문인들에게 시⋅서⋅화는 서로 융합하면서 감상과 창작의 통로를 규정했다. 그러나 근대 이후 시⋅서⋅화의 문사적 표현매체를 통합적으로 구사하며 유교적 세계관을 표상해 온 조선시대 회화의 전통은 붕괴되고 그림과 문자(서예), 전각 등은 해체되고 전통적인 서화를 보는 방식 역시 변질되었다. 전통적인 동양화는 시⋅서⋅화를 통해 그림 안에 시각 이외의 다른 감각기관을 끌어들였고 총체적인 예술을 추구하였다. 그러나 근대 이후 수용된 서구미술은 그 같은 전통회회가 지닌 소중한 의미를 지워나갔고 오로지 망막중심의 미술만을 추구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그림과 문자의 관계를 주목하며 전통동양화가 지닌 소중한 의미를 계승하려는 일련의 시도들이 있어왔다. 동양화의 전통을 모색하는 일부 작가들에게 우선적으로 시⋅서⋅화 일체나 그림에 따라 붙는 제발(화제), 그림과 문자의 관계는 매우 중요한 대상이 되었다. 그것은 서예와 회화가 한 몸이었던 전통을 끌어들여 문자와 회화를 결합하는, 서예와 그리기를 동일시하는 이른바 서체적인 회화를 추구하는 경우와 그림 속에 이전과는 다른 차원에서 화제, 제발을 끌어들이는 경우로 크게 구분된다. 시⋅서⋅화가 하나로 이루어진 전통동양화에 주목하면서 그림과 문자를 융합하는 한편 당대 서구미술의 추상성을 서예에서 찾아낸 이응로와 서세옥이 전자를 대표하는 이들이다. 1970년대 이들은 그림과 문자의 경계를 지우고 다분히 서예적 회화, 서체적 추상을 시도하였다. 그로인해 그림과 문자, 그리기와 쓰기가 하나였던 문화적 전통을 새롭게 환기시키는 작업을 선보였다. 반면 김호득과 유승호와 같은 이후 작가들은 한글로 산수화를 대체하고 글자로 그림을 그리는 시도를 통해 서화일치였던 앞서 작가들과는 다른 차원에서 전통동양화가 지닌 이미지와 문자의 연관성을 새삼 환기시킨다. 아울러 최근 동양화작가들은 전통동양화에 기재된 제발(화제)를 패러디하고 그 문맥을 탈각시켜 비판적인 차원에서 다루거나 유희적으로 구사하고 있음을 본다. 박윤영과 서은애는 산수화에 적힌 제발을 매우 개인적인 경험을 기록한 자의적인 픽토그램과 통속적인 대중가요로 대체해 전통회화 속의 제발이 기능했던 역할을 해체한다. 아울러 남성들만의 공간이던 산수화 속에 자신들의 몸을 기입해 여성주의적 시각으로 산수화를 다루고 있다. 손동현은 초상화 양식을 차용해 그 안에 헐리우드의 캐릭터를 그리고 영어발음을 한문으로, 음차한 이름으로 기재했다. 박이소는 사군자의 하나인 난 그림의 제발을 비판적인 맥락에서 엉뚱하게 써넣어 한국사회에서 전통이란 이름으로 강제되고 있는 허구적인 문화를 예리하게 지적한다. 이처럼 근대 이후 전통사회에 문인에 의해 주도되었던 시⋅서⋅화 일체의 문인화는 해체되었지만 지속적으로 이전 전통적인 동양화에서 중요시되었던 그림과 문자를 새롭게 해석하려는 일군의 작가들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는 ‘전통의 현대화’라는 근대 이후 한국 미술의 궁극적 과제를 실현해 나가는 중요한 자취이자 동시에 전통과는 분명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현대동양화작업에서의 문자와 그림과의 관계를 다룬 흥미로운 시도들을 접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서구현대미술과는 다른 동양미술의 가치와 의미를 주목해보는 한편 현대 동양화가 추구하는 전통의 계승이란 문제가 단지 소재주의적 혐의에 사로잡혀있는 상황을 극복할 한 단서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Abstract

The cultural shocks and conflicts we are subjected to today are caused by our failure to clarify our own culturalidentity in the process of shifting from the pre-modern literati-centered thinking system to a reason-based capital-centered system. Aspects of culture derived from the literati-centered society did not completely assimilate into capitalist society and remained as a heterogeneous element. Oriental painting today has degenerated to an epigone of contemporary Western art only using conventional materials. Poetry and characters are excluded from the painting, and its distinctive world showing the spirit of the painter has disappeared. Landscape painting and painting of the four gracious plants, typical genres of literati painting, lost its way. Poetryand painterly themes employed for traditional painting styles disappeared, and were replaced with concrete place names and an artist’s signature. Landscape as an idea was replaced with nature as an object to be observed. The poetry-calligraphy-painting agreement in past literati painting vanished in contemporary painting, and they became separate. This is not a mere separation of these three elements. Painting refers to a comprehensive transfer of the senses in a world embraced by the body. Painting is thus not made only by the sense of sight. Traditional Oriental painters drew other senses into theirpaintings through poetry, calligraphy and painting, seeking a comprehensive art. Western art, accepted since modern times, got rid of the invaluable meaning of traditional painting. For the artists who explore the tradition of Oriental painting today, a poetry-calligraphy-painting agreement, painterly themes, and relations between pictures and characters are considered extremely significant. Contemporary Oriental painters of Korea are presently attempting to inherit a tradition of painting in which pictures do not separate from characters, noting poetry and the themes of the painting. Their paintings are divided into two types: a pursuit of calligraphic painting where calligraphybecomes one with painting; and painting with themes drawn from a different level. Through work by a group of artists who have consistentlytried to interpret pictures and characters, the elements traditional Oriental painting puts importance, we note a significant attempt to accomplish an ultimate assignment of Korean art after modern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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