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과 프래그머티즘-브랜덤의 추론주의를 중심으로
Hegel and Pragmatism
이유선
초록
이 논문은 헤겔의 철학이 셀라스, 콰인, 로티의 전통을 계승하는 브랜덤의 추론주의를 가능하게 한 중요한 모티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다. 로티의 프래그머티즘의 근간을 이루는 두 사상을 꼽으라고 한다면 역사주의로 대변되는 헤겔의 철학과, 자연주의로 대변되는 다윈의 진화론이라고 할 수 있다. 브랜덤은 Making It Explicit과 Tales of the Mighty Dead라는 두 권의 저서를 통해서 로티의 프래그머티즘에서 나타나는 반표상주의, 역사주의, 전체론 등의 헤겔주의적 관점을 충실히 전개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브랜덤의 단칭명사에 대한 분석을 중심으로 그의 비추론적 보고의 의미에 대한 설명을 살펴봄으로써 헤겔적 요소가 어떻게 등장하고 있는지 논구했으며, 개념적 내용이 추론이 이루어지는 전체론적인 연관 속에서 파악된다는 관점이야말로 그의 헤겔 해석에서 핵심적인 주제임을 지적했다. 브랜덤은 헤겔의 프래그머티즘과 관념론이 밝히려 했던 것은, 규범적 구조가 역사적인 시간 속에서 분절되는 과정 속에서 개념들이 경험에 적용되고 그렇게 됨으로써 자신들의 내용을 획득하는 과정이었다고 주장한다. 논자가 보기에 이러한 브랜덤의 헤겔 해석은 로티가 말하는 전체론, 역사주의, 그리고 반표상주의의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