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에서 장치로
Von der Maschine zum Apparat
양우석
초록
이 시대의 중요한 의미 창조자는 무엇보다도 기계다. 최근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인공지능 알파고는 기계에 대한 우리시대의 이미지를 일신하고 있다. 기계는 근대 산업혁명의 후광을 입어 일약 인류사의 새로운 요인으로 등장했다. 그것은 생산량을 제고하여 인류의 삶을 견인했고, 이를 통해 엄청난 의식을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나 기계는 동시에 인간을 욕망의 메카니즘으로 몰아넣었고, 사회 전체도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인간과 기계의 관계의 문제를 정신의 “객관화”로 공식화했던 헤겔은 이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풀어가기 위한 출발점으로 적합하다고 본다. 도구와 기계에 관한 그의 사유는 인간과 세계 그리고 그 관계방식인 노동을 통해서 잘 드러난다. 이때 노동의 주체인 인간은 기계를 통해 자연세계에 노동을 가하여 그 의미를 변화시키며, 그것을 객관적 정신의 “세계”라 하였다. 20세기 말, 현대의 독특한 정보학자 혹은 매체철학자인 빌렘 플루서의 “기계철학”은 “장치”(Apparat)라는 새로운 기계를 철학적 통찰의 토대로 설정한다. 기술영상(사진)으로 대표되는 장치는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지만 이것을 극복하여 참된 자유를 구가하는 새로운 인간과 사회를 창조하는 것이 플루서 기계철학의 궁극 목적이다. 자유와 필연이라는 장치의 역설적 상황을 극복하여 참된 자유를 구가하는 것이 그의 기계변증법 논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