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한 인간의 삶에서 노년과 죽음의 의미 ― 헤겔철학을 중심으로―
The Meaning of Old age and Death in the life of the finite human beings
김옥경
초록
로마노 과르디니에 따르면, 노화와 죽음은 단순히 삶의 쇠퇴 또는 몰락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는 유한한 인간의 삶이 죽음이라는 정점을 향해 가는 단선적이고 획일적인 흐름이 아니라, 각각 완결된 여러 시기들로 구성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과르디니는 노년과 죽음에 대한 논의를 경험적 차원에 있는 사실들의 관점에서 전개하면서 철학적이고 존재론적인 접근을 시도하지 않는다. 과르디니는 경험적 차원에서 인간 삶의 총체적 본질과 이 본질이 현상되는 단계들 사이의 관계, 그리고 본질이 현상하는 과정의 완결성과 죽음을 설명하고자 시도하는데, 우리는 이와 같은 현상들에 대한 존재론적인 고찰의 단초를 우리는 헤겔 철학에서 발견한다. 사변 철학의 관점에서 유한한 개체의 삶과 죽음을 고찰함에 있어 헤겔은 전체로서의 보편 생명의 운동을 강조하며, 보편 생명이 자기운동 속에서 어떻게 개별 생명이 되고 이 개별 생명을 지양하여 어떻게 다시 자기에로 회귀하는지를 서술한다. 그런데 헤겔에게서 유한한 인간 개체가 단순히 생물학적인 차원에 머물러 있는 존재자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헤겔에 따르면 인간 개체의 본질은 ‘정신’(Geist)에 있다. 헤겔에게서 이론적 의식에 선행하는 정신은 근원적으로 인간이 창출한 인륜적(sittlich) 또는 역사적 공동세계 그리고 이 공동세계 속에서 실현되는 자유 이념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정신을 본질로 삼고 있는 인간 개체는 생물학적 차원을 넘어서서 정신을 토대로 한 역사적 세계 속에서 자신을 완성한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유한한 인간 개체의 삶 속에서 노년과 죽음의 참된 의미를 자연세계에 있는 생물학적 삶의 관점과 역사적 세계에 존재하는 정신적 삶의 관점을 모두 포괄하는 헤겔의 존재론적 관점에서 고찰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