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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과 내셔널리티(nationality) -1950년대 고전번역(國譯) 현황과 그 정치성

Translation and Nation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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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한국어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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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1950년대 전후 한국 고전 번역(國譯)의 현황과 그 정치적 성격에 대하여 논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해방 이후 조선학 연구자들은 국가 건설에 이바지하기 위해 조선학 재건을 위해 애쓰지만, 이 기획은 단정 수립과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상황 때문에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못한다. 특히 이러한 역사적 상황에서 월북과 사망 등으로 인해 한문 해독이 가능한 조선학 연구자들이 손실되고 이는 한문 텍스트 연구에 큰 난관이 된다. 또한 민족어로 귀환한 조선어의 권위는 식민지 시대와 유사하게 여전히 한문을 전근대적인 유산으로 치부하게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초기 국문학 연구는 조선어 텍스트 중심으로 이루어지게 되고, ‘전통’이라는 권위에도 불구하고 한문 텍스트는 실제로는 외면된다. 특히 한글전용을 지지했던 이승만 정권 하에서 한문텍스트는 그 고유한 학문적 존재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한글해독능력이 떨어지는 국민을 위해 ‘한글’로 번역되어야 할 존재가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문 번역은 연구자들의 개별적인 노력에 의해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었으며, 덕분에 식민지 시대 중단되었던 번역작업이 완성되기도 한다. 전후 국가 재건 시기에는 점차 미미하나마 국가사업으로 전환하게 된다. 드물게 문학 텍스트로 『김립시집』과 『금오신화』가 번역되기는 하지만, 이 시대에는 역사서와 실학 텍스트 번역이 그 중심을 차지한다. 우선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등 역사서의 번역은 고대사 복원을 통한 민족사의 재건을 위해 기획된 것이다. 이 작업에는 이병도 등 식민지 시대 활동하고, 식민사관의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학자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되어 여전히 식민지 시대 조선학의 이념들이 영향을 끼치게 된다. 실학텍스트로는 정약용의 『목민심서』와 율곡기념사업회의 『율곡전서정선(栗谷全書精選)』이 국역된다. 이 작업에는 여러 학문적/정치적 의미가 있다. 우선 국가수립 이후 어질고 유능한 정치가의 출현과 정치의 실현을 희망했던 당대 사회의 희망을 반영하는 것이다. 또한 식민의 역사를 지우고 조선후기 역사를 복원하여 민족사의 연속성을 확보하려는 열망이 여전히 전근대적인 이념으로만 치부되었던 유학 대신, 개혁 성향의 실학 텍스트를 번역하게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시기 가장 중요한 작업은 이순신의 『난중일기』와 율곡 텍스트 번역으로 이는 국난을 극복할 영웅 서사의 귀환이라는 정치적 의도를 반영한 것이다. 『난중일기』는 한국 전쟁 이후 국가재건 상황을 국민에게 계몽하기 위해 번역된다. 정약용이나 율곡의 텍스트의 경우, 이들 철학의 본질적인 의미는 번역되지 않고 이들의 경제개혁론자로서의 면모와 국난을 극복한 정치가로서만 번역하려 한다. 실학 이념의 개혁성이 제대로 번역되지 못한 것이다. 이러한 점은 정권의 통치 이데올로기 하에서 전통 담론, 한국학 건설의 이념이 구성되어 가는 과정, 그리하여 국역 작업이 점차 개별 주체들이 주체적인 의지보다 국가 주도로 이루어지게 되어 가는 상황과 관련이 깊은 것이다.

Abstract

The research purposes to discuss the overview of the translation of classics and political characteristics thereof in the 1950s. After Korea's liberation, researchers on Joseon studies endeavored to reconstruct Joseon studies to contribute to the construction of the nation, but such initiatives failed due to historical situations such as the establishment of South Korean government and Korean War. In particular, amid such historical situations, researchers on Joseon studies, who could read and comprehend Chinese classics, were lost due to defection to the North and death, making it very difficult to research Chinese text. Also, the prestige of Joseon language as national language still regarded Chinese characters as the legacy of pre-modern times as in the colonial period. Amid this situation, the initial research on Korean literature was conducted to focus on Joseon language text, and despite the prestige of tradition, Chinese text was avoided. In particular, under the Korean-character advocate Syngman Rhee government, Chinese text was not the target of research, but the target of being translated for the people who could not properly read and understand Korean characters. Amid this situation, the translation of Chinese text was carried out by individual researchers on Chinese text, and during the period of reconstructing the nation after the Korean War, such translation became a national project, albeit a small scale. Translation focused on historical books and pragmatic science text. First, the translation of 「Samguksagi (History of the Three Kingdoms)」 and 「Samgukyusa (Memorabilia of the Three Kingdoms」, among other historical books, was planned to reconstruct the national history. Participating in this initiative were Lee Byeong-do and other scholars who were active in the colonial period and who could not be free from being suspected with regard to their colonial views; thus ideologies of Joseon studies in the colonial period still prevailed. As pragmatic science text, Jeong Yak-yong's 『Mong- minsimseon (A Guide For Local Government Officials)』 and Yulgok Memorial Association's Yulgok‘s Collected Works were translated into Korean. This project has various scientific and political meanings. First, this initiative reflected the appearance of generous, able politicians after the establishment of South Korea, as well as the then social hopes for realizing politics. Also, the passion for restoring the history of the second half of Joseon after eliminating the history of colonial rule to secure the continuity of national history made it possible to translate the reformist- oriented practical text, instead of Confucian text still regarded as pre-modern ideologies, into Korean. Another important translation at that time was Yi Sun-sin's 『Nanjungilgi (Wartime Diary)』 and Yulgok's text, and this reflected the political intention of the return of heroes to overcome national difficulties. 『Nanjungilgi』 was translated to enlighten Koreans about the reconstruction of the nation following the Korean War. Jeong Yak-yong's or Yulgok's text was translated with such authors being regarded as economic reformists or political philosophers who helped overcome national difficulties, without proper translation of essential meaning of their philosophies. Pragmatic reformation was not properly translated. This aspect is closely related to traditional discourses under the regime's ruling ideologies, the process of forming ideologies of constructing Korean studies, and thus to situations where translation into Korean was gradually led by the state rather than by individu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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