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의 이중매매에 관한 형사책임
Criminal Responsibility regarding Double Dealing in Real Estate
정다희
초록
최근 대법원은 동산의 이중양도에 관해 다수의견은 배임죄의 성립을 부정하고, 연이어 대물변제예약에 의한 부동산 등기이전의무는 자신의 채무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배임죄의 주체성을 부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부동산 매매에 있어 계약금과 중도금을 수령한 매도인의 법적지위를 자신의 사무임과 동시에 타인의 사무라고 하는 종전 판례는 유지될 수 있을까? 다수설과 판례는, 중도금을 수령한 상태는 더 이상 계약을 해제할 수 없고, 그럼에도 이중매매한 것은 잔금의 수령과 동시에 등기이전에 협력할 의무를 저버린 배신적 행위로서 비난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배임죄를 긍정하고 있다. 그러나 1)중도금을 수령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매도인이 타인의 재산의 관리 또는 보호자에 준하는 지위를 인정할 수 있을만한지, 2)그러한 민사거래에 형벌이 관여하는 것이 형벌의 보충성에 반하는 것은 아닌지, 3)부동산 거래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의 필요성은 동감하지만 동산의 경우와 달리 부동산의 이중매매만을 유독 배임죄로 형사 처벌하는 것이 형평성에 반하는 것은 아닌지 라는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결론적으로 부동산의 거래 또한 동산과 같이 물품거래계약에 불과하고 부동산 특유의 등기이전은 단순히 소유권의 완전한 이전을 위한 공시방법의 충족이라는 점에서 등기이전에 협력할 의무 또한 민사상 채무에 불과하지, 매도인의 지위를 배임죄에서 요구하는 ‘타인의 사무자’라고 까지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형법 상 배임죄에서 요구하는 ‘타인의 사무’라 함은 그 타인이 할 수 있는 사무를 타인을 대신하여 행하는 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 매매의 목적물이 동산의 경우이든 부동산의 경우이든 매매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는 것은 ‘자기의 사무’이고, 일부 타인을 ‘위한’ 사무라고 할지라도 ‘타인의 사무’ 그 자체는 아니다. 따라서 부동산의 이중매매는 제1매수인에 대한 채무불이행에 불과하고, 등기이전의무가 형법상 배임죄의 구성요소인 ‘타인의 사무’가 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판례의 입장은 재검토할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