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기>에 형상화된 이국(異國), 중국(中國)
China, a Foreign Country Described in <Oks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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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17세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고소설의 중국 배경이 이국취향의 한 양상이라는 전제 하에, 19세기 작품인 <옥수기>의 중국 형상화 양상을 특징짓고, 나아가 이를 19세기라는 시대적 맥락 속에서 파악함으로써 <옥수기>의 중국 형상이 지닌 시대적 의미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옥수기>에는 북로의 침입 과정에서 명나라를 대표하는 한족(漢族)과 북방 오랑캐를 대표하는 호족(胡族)을 의도적으로 구분하는 호칭이나 상호간의 인식을 드러내는 언급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혼례와 관련하여 호족과 한족의 문화가 대비되는 등 전쟁보다 두 민족의 성향이나 문화가 초점화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호족 공주와 부마의 결혼을 둘러싼 갈등 상황에서는 여지없이 호족에 대한 폄시와 멸시를 담은 경직된 시각이 드러난다. 그러나 호족이라도 인지상정은 같다거나 화이를 불문하고 빼어난 사람이 있다는 인물의 발화를 거쳐, 호족에 대해 가장 부정적이었던 황후가 궁중 군례 과정에서 두 호국공주에 대해 경탄을 하는 장면을 정점으로 호족에 대한 유연한 시각으로 전환되고 있다. <옥수기>에는 중국 전 지역이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고, 주인공들의 동선(動線) 또한 대부분 지리지적 사실에 근거하여 배치되고 있으며, 지역 간의 거리와 소요 시간 등도 강조되어 나타난다. 이는 지리 설정에 사실성을 부여하고자 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자연히 역사적, 관습적 공간의 비중이 약화되고, 이 자리에 북경이나 요동과 같은 당대의 현실적인 공간들이 교차되어 들어서 있다. 특히 요동의 부각과 함께 다른 변방 지역은 제거되고 북방 위주의 변방 설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옥수기>에는 남녀 인물의 결연 과정에서 당대 사회의 혼례 풍속이 두드러져 나타나는 한편, 진회라는 특정 지역의 풍속이 전경화되기도 한다. 이때 진회는 명대 진회라는 지역이 지니는 사실적인 특성을 매개로 하여 유흥과 풍류의 공간으로 그려지고 있으며, 이 공간을 정점으로 시와 음악의 창작과 비평, 술자리의 여흥이 작품 전반에 출렁이게 된다. 또한 이를 향유하는 주체나 그 향유의 대상과 양상이 사족 남성과 그 일상의 영역이라는 점에서 <옥수기>에 형상화된 풍속은 사족 남성의 유흥적 일상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옥수기>에서 호족에 대한 유연한 시각이 드러나는 것은 18세기부터 본격화된 연행을 통해 화이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공존하게 시대적 분위기와 밀접한 관계에 있다. <옥수기>에 북경이나 요동과 같은 당대적 현실 공간의 비중이 강화되고 있는 점도 연행의 경로이던 이들 지역에 관심이 집중된 당시 정황과 일정하게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옥수기>에는 녹앵무가 중매의 역할을 하는 화소가 나타나는데, 이는 녹앵무나 <녹앵무경>이라는 책이 화제에 올랐을 18,9세기 당시의 정황을 환기한다. 또한 명청대의 유명한 홍등가였던 진회 지역의 풍속이 사실적으로 매개되어 작품 전반의 풍류를 관통하는 핵심 공간으로 축조되고 있는데, 절강의 소주나 항주가 아닌 금릉땅 진회가 선택된 것은 작가의 개인적 관심사가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옥수기>의 중국 배경에 나타나는 이국취향의 특징은, 18,9세기의 시대적 동향에서 매개된 현실적 맥락의 동경이자 취향이라는 점이며, 동시에 작가 개인의 개별적인 경험과 인식에서 비롯된 관심사가 우선적으로 반영되는 이국취향의 개별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옥수기>의 중국 배경은, 역사나 정치와 같은 거대 담론보다는 그 땅에 존재하는 개인과 그 일상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에서, 개인과 개인의 경험을 중시하는 근대 이행기적 중국 배경의 한 양상이라는 시대적 의미를 지닌다.
Abstract
The current study aimed to examine the historical meaning of China's image described in <Oksugi> written in the 19th century. Tendencies and culture of the Han race representing the Ming Dynasty and the Ho race representing north barbarians are focused in <Oksugi>. Meantime, although a biased viewpoint ignoring the Ho race was presented, the viewpoint was transformed into a flexible one from a scene in which an empress admired two princesses of the Ho dynasty during a court joint wedding ceremony. In <Oksugi>, reality was granted for geographical setting while historical and customary factors were weakened and real places like Beijing and Yodong were located. Jinhoe in <Oksugi> was expressed as a space for entertainment and merrymaking based on realistic characteristics of Jinhoe during the Ming Dynasty. In addition, manners and customs described in <Oksugi> reproduced merrymaking daily life of the Sa race men realistically. The flexible view on the Ho race, reinforcement of contemporary real spaces or Nokaengmu or Hwaso are closely related with the conditions of the 18th and 19th centuries in which banquets were prevailing. The fact that Jinhoe of Geumreung region was selected as space for merrymaking entertainment was reflection of the writer's personal interest. In conclusion, characteristics of exotic taste expressed in the Chinese background of <Oksugi> was longing and taste of realistic connection related from historical trends in the 18th and 19th centuries. Also interests derived from the writer's personal experience and recognition were reflected first, which means personalization of exotic tastes. It is possible to say that this is an aspect of modern transitional Chinese backg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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