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사 연구의 ‘문화사적 전환’ - 역사 대중화, 식민지 근대성, 경험세계의 역사화 -
A "Cultural Historical Turn" in the Study of the Early Modern History of Korea - Popularization of history, colonial modernity, and historicization of the world of experie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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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서구 역사학에서 신문화사(new cultural history)는 '문화적 영역’을 연구하는 전통적인 문화사와 거리를 두면서 문화적 ‘관점’에서 역사를 새롭게 해볼 것을 제안하며 등장했다. 그들의 연구를 통해 사회구조의 해명에 치중하느라 간과해온 생활세계의 의미망이나 그것을 전승하거나 재현하는 매체 및 형식 등 주관적 측면의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되었다. 1990년대 이후 한국에서도 ‘밑으로부터의 역사’에 대한 지향, 역사 대중화의 요구, 탈민족ㆍ탈근대의 역사학에 대한 모색 등 한국 근대역사학이 직면했던 현실적 고민들의 연장선에서 문화적 ‘관점’을 역사연구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나타났으며, 그것은 한국 근대사 연구의 ‘문화사적 전환’을 추동했다. 이 글에서는 시기적인 계열화보다는 방향성에 따른 계열화를 통해 그러한 시도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는데, 그 내용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1990년 이후 본격화된 한국 근대사의 ‘문화사적 전환’은 세 가지 내용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역사 대중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연구영역의 확장이다. 이 단계에서 개인이나 집단 주체의 미시적인 경험세계를 역사학의 연구대상으로 수용하기 시작했다. 둘째는 식민지 근대성 담론을 제기하면서 근대 민족주의 역사담론의 해체를 시도한 것이다. 이것은 거시적인 역사담론 차원에서 탈식민ㆍ탈민족의 역사학을 추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는 개별 주체의 경험과 정체성 문제 등 경험세계에 대한 역사화, 역사서술의 추구이다. 대상과 방법 등에서 한계가 많지만 이러한 시도는 점점 더 확대ㆍ심화되어 갈 것이다. 지금도 거시적인 역사담론을 둘러싼 논쟁이 문화사적 전환의 핵심에 놓여있다. 역사학은 과거의 사실로부터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고 그것을 이야기로 구축하는 학문이다. 이러한 작업의 뼈대를 결정하는 역사담론은 당연히 중요하다. 그러나 과거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넘어서서, 과거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연구가 없이는, 비판적 역사담론 역시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 역사서술은 과거에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근거로 이루어진다. 과거는 역사서술 이전에 혹은 그 바깥에 객관적으로 실존한다. 물론 과거 사실에 대한 객관적 인식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으며, 역사학은 분명 과거에 대한 텍스트이자 사실적 허구이다. 또한 역사학은 역사적 사실 그 자체가 아니라 역사서술의 동의어에 가깝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있었던 그대로의 사실을 알 수는 없다’는 것과 ‘역사적 사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구별되어야 하며, 역사학은 그러한 ‘사실’을 존재 근거로 삼는다. 따라서 한국 근대사 연구의 문화사적 전환은 거시적 역사담론, 기억과 표상의 해석을 넘어 경험세계로서의 ‘과거’와 직접 대면하고 그것을 역사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적 시도 속에서 새로운 내용성을 획득해 가야 할 것이다.
Abstract
In the studies of western history a new cultural history has emerged, proposing a new look at history from a cultural "perspective" with some distance from conventional cultural history that studied "cultural areas," and highlighted anew subjective aspects that had been neglected, being focused on explaining a social structure including the network of meaning of the world of life, and the media and formats to inherit and reproduce it. It was in the 1990s that Korea started to introduce a cultural "perspective" in historical science in the line of the realistic worries facing the studies of Korean history such as the pursuit of "history from the bottom," demand for the popularization of history, and search for post-national and post-modern historical science. A "cultural turn" in the early modern history of Korea can be reviewed in three aspects: first, there was the expansion of research areas in the process of pursuing the popularization of history. It is in this stage that the study of history began to accept the microscopic worlds of experience of individuals or groups; secondly, there was an attempt to deconstruct the historical discourse of early modern nationalism, raising discourse about colonial modernity. It was a pursuit of post-colonial and post-national historical science in the dimension of macroscopic historical study; finally, there was a pursuit of historicization and historical narration about the world of experience such as issues of individual subjects' experiences and identities. Even today controversy over macroscopic historical discourse stands at the center of a cultural historical turn. Historical science is a science to seek after truth in facts from the past and build a story based on it. Historical discourse determines a framework for such works and accordingly claims significance. However, it will not be able to exercise its power without concrete and practical research on the past beyond a discussion about how to look at the past. Historical narrations are based on actual events from the past, which claim their objective existence before them or outside them. Of course, one cannot help admitting to the limitations with objective perceptions of facts from the past, and historical science delivers texts and realistic fiction of the past. However, there should be a clear distinction between "There is no knowing of facts as they were ultimately" and "There is no such thing as historical facts." Thus a cultural historical turn in the studies of the early modern history of Korea should move in a direction of facing the past as the world of experience beyond macroscopic historical discourse and interpretations of memories and symbo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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