睡隱 姜沆의 連作形 題詠詩 고찰
A Study on Su-eun Gang Hang's Poetry, A Series of Poems on Arb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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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논문은 睡隱 姜沆(1567, 명종 22~1618, 광해군 10)의 連作形 題詠詩인 <水月亭三十詠>과 <癡軒八詠>의 대비적 고찰 통해 睡隱詩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혀보고자 연구된 것이다. 수은의 문집 睡隱集에 수록된 14제 52수의 제영시 중 연작형 제영시는 이들 두 작품뿐이다. <수월정30영>과 <치헌8영>은 누정 주변에 펼쳐진 자연 경관을 시적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7언절구로서 8연 이상의 연작시라는 형식적 유사성이 있다. 그러나 자연에 대한 감흥을 표현하는 방식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본 논문에서는 두 작품의 作詩 배경과 연작의 구성 방식 그리고 物象의 형상화 양상 등에 대한 비교 검토를 통해 수은의 연작형 제영시가 갖는 시적 지향까지 살펴보았다. 먼저, 수은이 水月亭과 癡軒을 대상으로 지은 <水月亭記>와 <癡軒記>를 통해 <수월정30영>과 <치헌8영>의 작시 배경을 고찰하였다. <수월정30영>은 정치적 실패를 경험하고 귀향한 수월정 주인 鄭渫의 상처를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그에 비해 <치헌8영>은 치헌의 주인이자 수은과 사돈 간인 丁鎔의 ‘어리석은[癡]’ 삶의 가치와 자긍심을 드러내고자 창작되었다. <수월정30영>과 <치헌8영>은 모두 八景歌型 연작 제영시에 속하지만, 가장 기본적 공통점인 소제명의 제명 방식에서부터 차이가 두드러진다. <수월정30영>의 소제명은 자연 경관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방식이나, <치헌8영>은 상징적 의미가 유사한 경물을 단순히 반복적으로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연작의 구성에서도 <수월정30영>은 序(제1영)-本(제2영~제24영)-結(제25영~제30영)의 안정적인 3단 구성 안에 수월정 주변의 다양한 경관을 펼쳐 놓았다. 그러나 <치헌8영>은 本(제1영~제7영)-結(제8영)의 2단 구성을 통해 癡翁의 인품과 유관한 경물을 되풀이하고 마지막 8영으로 종결하는 방식이다. 수은은 이렇게 서로 다른 구성 방식을 통해 두 작품의 상이한 작시 의도에 따라 물상을 형상화하고 있다. <수월정30영>에서는 자연의 다기함을 활용하여 이상적 세계를 표현하였다. 이에 따라 시간의 순환적 질서를 통한 자연의 영속성과 불변성, 경물의 조화로움과 다채로움, 자연과 동화된 인간의 모습 등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비해 <치헌8영>은 다소 단조로운 형상들을 보여주고 있다. 즉, 수은은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경물을 선택하여 치옹의 ‘어리석고 우직한’ 삶의 ‘정신적 우월함’을 반복해서 드러내고 있다. 한편, 수은과 수월정 주인 정설 그리고 치헌의 주인 정용에게서 ‘버려짐[棄]의 상처’와 버려진 후에 ‘자연으로의 귀의’라는 동일한 경험이 발견되고 있다. 수은은 일종의 동류의식을 바탕으로 이들을 위한 작시 행위를 하고 있으며, <수월정30영>과 <치헌8영>을 통해 자연 속에서 상처의 치유를 통한 자존의 회복을 지향하고 있다.
Abstract
Examining Su-eun(睡隱) Gang Hang(姜沆, 1567~1618)'s <Suwalljung 30 Poems(水月亭30詠)> and <Chihun 8 Poems(癡軒8詠)>, this article aims to enlarge an understanding of Su-eun's poetry. A Su-eun's literary collection, Sueunjip(睡隱集) includes his poems on arbors(52 poems under 14 titles), the poems of which <Suwalljung 30 Poems> and <Chihun 8 Poems> are only written as a series of poems. First, I examined the context in which <Suwalljung 30 Poems> and <Chihun 8 Poems> were written by consulting Su-eun's two essays, Suwalljung and Chihun. Su-eun wrote <Suwalljung 30 Poems> to encourage Jung Sul(鄭渫) the owner of Suwalljung, who had retired to the country after his political failure. Meanwhile, <Chihun 8 Poems> was written to emphasize an ironic value of ‘silliness[Chi(癡)]’ in Jung Yong(丁鎔)'s life as honesty and sincerity, who was the owner of Chihun and Su-eun's in-law. Although both <Suwalljung 30 Poems> and <Chihun 8 Poems> are a series of poems that contains a good deal of landscape, there are remarkable differences in the ways in which poems in each series are titled. The titles of the poems in <Suwalljung 30 Poems> vividly describe the landscape of Suwalljung, but the titles in <Chihun 8 Poems> merely present natural objects that imply human nature. As for poetic forms, <Suwalljung 30 Poems> describes the landscape in a well-structured form: Introduction(Poem1)–Body(Poem2~Poem24)–Conclusion(Poem25~Poem30); however, <Chihun 8 Poems> consists of only 2 parts, Body(Poem1~Poem7) and Conclusion (Poem8), in which the described natural elements mirror Sir. Chi(癡翁)'s life. Then, I looked into poetic styles. <Suwalljung 30 Poems> creates an ideal world that embodies the eternity and constancy of nature, harmony and variety, and human life close to nature. Meanwhile, <Chihun 8 Poems> highlights the significance of ‘silly yet honest life’ in a simple description of natural elements that symbolize fidelity and honor. Finally, I examined poetic vision of <Suwalljung 30 Poems> and <Chihun 8 Poems>. Su-eun, Jung Sul and Jung Yong, all of them suffered from ‘abandonment’ and returned to ‘nature’ after abandonment. Thus, Su-eun composed the poems for both Jung Sul and Jung Yong in empathy with them and tried to recover his self-esteem by healing his wounds in 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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