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蛟山 許筠(1569~1618)의 도피와 치유로서의 회화 인식

The Perception of Paintings as a Space of Spiritual Refuge and Healing for “Gyosan” Heo Gyun(1569~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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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기타인문학

초록

허균은 조선시대 선조 연간(1567~1608)과 광해 연간(1608~1623) 중에 활동했던 문인이다. 허균은 성리학적 신분사회였던 당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저항적 태도를 지녔던 문인으로 방대한 독서를 통하여 많은 著作을 남겼다. 石峯 韓濩(1543∼1605)․懶翁 李楨(1578∼1607) 등 서화가와 절친하게 지냈으며, 虛舟 李澄(1581∼?)의 화첩에 跋文을 쓰는 등 조선 중기 미술사의 중요한 서화가들과 교유했다. 허균에 대한 연구는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문학론과 저항적인 사상과 삶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 논문에서는 허균이 남긴 기록을 통해 허균의 회화 인식을 개인적 처세와 사유에 근거하여 살피고자 한다. 조선 중기 새로운 사상과 문학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던 허균의 회화 인식이 이전 문인들과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겠다. 조선 중기의 문인들은 그림을 감상하면서, 자연과 교감하는 유가적 수양을 하거나, 탈속지향의 도가적 사유를 서술하여 화평이나 감상문으로 남겼다. 대부분의 문인들은 그림을 감상하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마치 자연 속에 있는 듯,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여 물아일체를 깨닫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러나 허균에게 그림은 유가적 수양이나 도가적 탈속보다는, 고통 받는 현실로부터 도피하고, 그림 속 자연 속에서 손상된 자아를 회복하는 치유의 공간으로 인식되었다. 허균의 회화 인식은 다른 문인들과 달리 개인적인 내면세계를 투사하여 드러내는 특징이 있다. 그림감상을 통하여 현세적 삶으로부터 위안을 받았고, 대처 방법을 모색할 수 있었다. 이러한 허균의 태도는 격식에 얽매지 않고 개성의 표출과 자아의 해방을 고민했던 당대 문학론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허균은 그림을 제작하고 감상하면서 자신의 성정을 비교적 솔직하게 드러낸 문인이었다. 현실과의 불화로 고통을 받을 때마다 그림 속 세상으로 도피하여 스스로를 보호했고, 상처받은 자아를 회복하고 치유하는 심리적 공간으로 회화를 인식하였다.

Abstract

Heo Gyun was a scholar who was active during the reign of King Seonjo(1567~1608) and Gwanghaegun(1608~1623) during the Joseon dynasty. He did not adapt himself to Confucian society and he had a defiant attitude. Under the circumstance, he spent most of his life reading, leaving behind a large number of works. He associated with a calligrapher, “Seokbong” Han Ho(1543∼1605) and painter “Naong” Lee Jung(1578∼1607). In addition, he maintained warm relationships with major painters and calligraphers of mid-Joseon dynasty, writing an epilogue to the book of “Herju” Lee Jing(1581∼?). Previous studies of Heo Gyun was mostly about his progressive and reformist literary theory and philosophy of resistance. This paper, however, attempts to examine Heo Gyun’s perception of painting from the perspective of his personal conduct and philosophy as it is reflected in his written records. As a result, the paper concludes that Heo Gyun, who had actively embraced new ideas and literature of the mid-Joseon dynasty, had a very different perception of painting compared to earlier writers. Writers of the mid-Joseon dynasty admired paintings while cultivating a Confucian mentality that communes with nature or wrote on Taoistic themes of unworldly matters through reviews and commentary on paintings. During the process of admiring paintings, most writers enter the stage of enlightment where they unconsciously become one with nature by subjecting themselves to nature. However, the painting for Heo Gyun, rather than a means for cultivating Confucian mentality or Taoistic unworldliness, is perceived as a means of escaping the pains of reality and, through the image of nature depicted within the painting, a space for recovering his bruised ego. Unlike other literary figures, Heo Gyun’s perception of painting is marked by a tendency to expose and project his personal internal world onto the painting. Through his appreciation of painting, he received comfort and the means to cope with real life. Such attitude by Heo Gyun was influenced by the comtemporary literary theory that rejected formality in favor of individual expression and concerns for the freedom of self. Heo Gyun was a writer who expressed his feelings openly while depicting and appreciating paintings. Whenever he suffered from discord with reality, he protected himself by escaping into the world of painting. In conclusion, Heo Gyun perceived painting as a psychological space wherein bruised ego can recover and be heal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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