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현장에서 질서유지업무를 수행 중인 경찰관을 체포·폭행하는 행위가 체포죄 및 공무집행방해죄를 구성하는지 여부
Whether the arrest or assault of a police officer performing orderly duties at the assembly site constitutes the crime of arrest and obstruction of justice
김태명
초록
(1) 이상에서 대법원 2020.3.27. 선고 2016도18713 판결에 나타난 체포·감금죄 등 계속범의 기수시기에 관한 문제와 집회 또는 시위의 장소 안에서의 질서유지선 설치 등 질서유지행위의 적법성과 그 한계를 문제를 검토하였다. (2) 우선 계속범의 기수시기는 근본적으로는 계속범의 개념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에 의해서 결정될 성질의 문제이나, 계속범의 개념은 선험적·관념적으로 설정할 것이 아니라 즉시범(상태범)과의 차이, 계속범의 범행 중 법률변경시의 적용법률, 공소시효 기간의 기산점, 공범의 성립범위 등 계속범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설정해야 한다. 형법 및 형사소송법 전반에 걸쳐 확인되는 계속범의 특징은 일반적으로 범죄가 기수에 이른 이후에서 실행행위가 계속되고 그 실행행위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범죄가 종료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즉, 일반적으로 범죄의 기수시기와 종료시기가 일치하지 아니한다. 즉시범(상태범)과 구별되는 계속범의 특징은 범죄의 기수시기와 종료시기의 불일치에 있을 뿐 범죄가 기수에 이르기 위해 일정한 시간적 계속을 요하는 데 있지 않다. 이런 이유에서 “체포죄는 침해범이자 계속범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신체활동의 자유를 박탈하는 행위가 일정 시간 계속되고 그 행위태양이나 신체구속의 정도 등에 비추어 신체활동의 자유가 현실적으로 침해되었다고 볼 수 있는 때에 기수에 이르게 된다.”고 하는 이 판례의 법리는 타당하지 않다고 하겠다. (3) 다음으로 제2심은 집시법상의 질서유지선은 집회장소의 일부를 점유하는 형태가 아니라 집회장소 외곽에 설정되어야 한다고 본 반면, 대법원은 집시법상 질서유지선이 반드시 집회가 이루어지는 장소의 외곽에 설정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원심과 대법원은 모두 경찰관들이 집회 장소에서 질서유지업무를 수행한다는 이유로 집회참가자들에게 유형력을 행사한 것은 적법한 직무집행으로 볼 수 없고 이를 제지하려 한 변호사들의 행위가 공무집행방해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으나, 질서유지선의 설치 장소와 관련해서는 견해가 일치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집시법 및 집시법 시행령의 관련 규정에 비추어 볼 때 질서유지선은 집회·시위가 이루어지는 장소 외곽의 경계지역 뿐만 아니라 집회·시위의 장소 안에도 설정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하고 있으나, 정작 집시법은 질서유지선을 집회·시위의 보호와 공공의 질서 유지를 위하여 집회·시위의 참가자와 일반인을 구분하기 위한 조치로 한정하고 있고, 허가받은 장소 안에 들어가 질서유지선을 설치하거나 질서유지를 목적으로 경찰관들을 줄지어 세우는 등의 방법으로 이른바 ‘유인 질서유지선’을 형성하는 것은 집회참가자가 폭행, 협박, 손괴, 방화 등으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경우와 같이 상황이 엄중한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물리력 행사를 위주로 하는 집회·시위 관리방식은 경찰과 집회참가자 사이에 불신과 긴장감을 조성하여 집회·시위를 폭력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킬 우려가 크다. 집회시위 현장에 있어서 집회참여자를 자율성, 독립성, 주체성을 가진 국가와 대등한 존재로 간주하고 대화와 협력에 기반하여 집회·시위의 질서유지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관해서는 박병욱, 앞의 논문, 142면 참조. 질서유지선을 집회·시위의 장소 안에도 설정하는 것은 이 사건에서도 볼 수 있듯이 집회참가자들과 질서유지업무를 수행하는 경찰관들과의 마찰을 빚을 뿐만 아니라 급기야 감정대립으로 집회·시위가 폭력적 양상으로 변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4) 결론적으로 이 사건에서 제1심법원에서 대법원에 이르기까지 판례들은 우선 계속범의 특징 및 계속범과 관련된 여러 가지 법적 문제점들을 보다 면밀하게 검토하지 아니한 채 계속범이 기수에 이르기 위해서는 일정한 시간 동안 실행행위가 계속될 것이 요구된다는 법리를 채택하였고, 헌법과 집시법 그리고 경직법이 규정하고 있는 비례성의 원칙을 구현하고 선진적인 집회·시위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질서유지선의 설정을 비롯하여 집회장소 안에서의 직접적인 질서유지조치를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함에도 불구하고 집회 장소 내에 질서유지선을 설정할 수 있다고 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